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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장을 공격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원인과 관리법은?
아침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중요한 회의나 약속 전 갑자기 복통과 설사가 찾아온 적이 있나요?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증상이 계속된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일 수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에 구조적 이상이나 염증이 없음에도 복통, 변비, 설사, 가스 등이 반복되는 만성 기능성 장 질환입니다. 특히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가 주요 촉발 요인으로,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스트레스와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관계를 중심으로, 원인·진단·치료·예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단순 장 문제 아냐, 뇌·장의 복합적인 문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단순히 장의 문제가 아니라 '뇌-장 신경회로(brain-gut axis)'의 불균형이 핵심 원인 중 하나입니다. 스트레스가 뇌에 전달되면 자율신경계와 장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그 결과 장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이완되면서 복통, 설사, 변비, 복부 팽만이 나타납니다. 스트레스는 장내 미생물 환경에도 변화를 일으켜 소화 기능과 면역 방어력을 떨어뜨립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과 대학생 집단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 유병률이 일반 인구보다 높게 보고된 바 있습니다.
식중독·장염 앓았다면 재발에 취약,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도 살펴야
ibs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불안·우울 같은 정신적 요인, 불규칙한 식습관, 카페인·알코올 과다 섭취, 장내 감염 이력, 호르몬 변화, 수면 부족 등이 대표적입니다. 과거 식중독이나 장염을 앓은 경우 장 신경이 예민해져 증상이 재발하기 쉽습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와 증상 악화가 연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확한 대장내시경 진단 필요, 치료와 식이 조절 병행해야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암·크론병·궤양성 대장염 등 다른 장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먼저 이를 배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장 내시경, 혈액검사, 대변검사 등을 통해 염증·출혈·종양 여부를 확인합니다. 이후 '로마 기준(rome criteria)'에 따라 진단하며, 복통과 배변 습관 변화가 최소 3개월 이상 반복될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판단합니다.
치료의 목표는 '완치'보다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있습니다. 생활 습관 조절이 기본이며, 식이조절(카페인·알코올·기름진 음식·인공감미료 제한),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입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 장운동 조절제, 지사제, 변비약, 프로바이오틱스, 필요 시 진정제나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저탄수 식단 도움 돼... 스트레스 관리도 병행해야
과민성대장증후군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일상 속 습관입니다. 먼저 식단 관리가 핵심인데, 특히 저(低)발효성 탄수화물(fodmap) 식단을 시도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fodmap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발효되면서 가스를 많이 만들어내는 성분을 말하는데, 이를 줄이면 복부 팽만감과 설사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밀, 양파, 마늘, 유제품, 사과, 배 등이 fodmap 함량이 높은 음식에 해당하므로 증상이 심할 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 완화도 중요한데, 명상이나 요가, 심호흡법 등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면 장운동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해 신체 리듬을 회복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장의 운동이 조절되고 기분도 개선되어 전반적인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구조적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검사에서 이상 없다'는 말에 안심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만성 스트레스와 악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증상을 무시하지 말고 조기 진료를 받아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 생활 습관 개선과 스트레스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건강한 장을 유지하는 길입니다. 또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대장 질환을 먼저 배제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